완벽한 주말의 모양 테이블에서, 소파에서, 침대에서. 더보기 우리의 세번째 집 이것은 집밖으로 좀처럼 나가지 않았던 열흘간의 기록이다. 더보기 네 번째 결혼기념일에 먹은 것 부부가 하나의 유기체라면 우린 이제 미운 네살을 지나 의젓한 다섯 살이 되는 셈이다. 더보기 밤낮 바뀐 사이 뉴욕에 간 남편이 열흘동안 집을 비웠다. 나는 그사이 몇 건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토마토 2kg를 기어이 다 먹었으며 한강과 홍제천 산책을 정말 많이했다. 종종 가까운 지인들을 만나 근황을 나누고 아롱다롱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 덴버너기츠가 구단 창립 이래 첫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엄청난 사건도 있었지. 책 한 권과 잡지 한 권을 읽었고, 새로운 시리즈를 정주행해보려다가 결국 프렌즈만 주구장창 봤다. 하루를 차곡차곡 보내고 잠들기 전에는 그제야 하루를 시작하는 남편과 바톤터치를 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상을 보냈을까? 나쁘진 않았지만 남편이 있었으면 더 좋은 시간이 되었을거라는건 안다. 곧 착륙할 남편을 기다리며 인천공항에서 정리해보는 9박 10일의 사진들. 더보기 주말이 지나간 자리 남편과 바퀴벌레처럼 꼭 붙어서 주말 48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월요일은 온다. 주초에 바쁜 남편은 월요일이면 알람도 없이 일어나 새벽같이 출근을 하고 내가 눈을 뜰 때쯤엔 차가워진 이부자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그때의 감정은 허전함, 적막함, 외로움, 심심함, 해방감(?) 같은 것. 촘촘하게 보낸 주말의 시간을 야금야금 꺼내 먹으면서 다섯 날을 보내면 어김없이 주말은 찾아올테다. 많이도 먹었으니 주중엔 좀 덜 먹는 것도 잊지말자... 더보기 나른한 토요일 별로 한 일이 없는데 촘촘하게 흐른 토요일. 2022년 6월 11일의 기록 더보기 어느 주말 - 2021년 11월 첫째주 믿거나말거나 나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인데 자꾸 불확실성에 스스로를 내모는 습성이 있어서 그것이 줄곧 나를 힘들게 해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한결같은 남편에게서 커다란 위안을 얻는다는 것 - 이번 주말은 특히 그랬다. 언제나 비슷한 모습의 주말이지만 그 예측가능한 흐름과 사랑하는 사람이 선사하는 평온함 속에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충전했다. 근데 남긴 사진들은 왜 전부 동네 고양이들인거지 더보기 그 가게 주말엔 어디가지, 뭐먹지 고민하며 평일을 흘려보낸다. 여기저기서 알게 되는 멋지고 근사해 보이는 가게들이 지도앱 위에 별이 되어 꾹꾹 저장되지만 결국 우리의 주말을 채우는 건 익숙한 곳들. 이곳 저곳 새로운 곳에 들러 다른 이의 취향을 음미하기보다는 한 공간에 우리의 시간을 덧칠하는 쪽이 더 좋다. 그 공간과 같이 여러 계절을 보내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려갔던 기억을 떠올려보는 일도. 지난 주말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토요일엔 어김없이 오늘의 위로에 들러 무화과 타르트를 포장해왔고, 도서관을 오며 가며 들른 운카페는 이번 주말에도 이틀 연속으로 발도장을 찍었지. 일요일엔 서촌으로 자리를 옮긴 벨라또띠아에 가서 배부르게 먹고 오랜만에 사장님과 인사를 나눴다. 모처럼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서촌까지 가서는 지도.. 더보기 주말 루틴 농구를 보며 아침을 먹고 나는 커피를 남편은 우유를 남편은 수영을 나는 산책을 일요일 아침에는 함께 요가를 좋아하는 동네 카페도 가고 시장에 들렀다가 동네 식당에서 점심 해결하고 동네 디저트 가게도 꼭 가고 냉장고 속 재료로 저녁 차려먹고 놀토 보고 주차장 고양이들이랑 한참을 놀고 책 읽다 잠드는 그런 주말 동네만 돌아다녀도 하루에 만 걸음 넘게 걷는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별 일 없는 주말.🤍 더보기 기념일을 기념 작년엔 무척 쌀쌀해서 분명 코트를 입었었는데 올해는 완연한 봄이었다. 4월 5일. 내 눈엔 숫자 마저 예쁜 날 연애시절 갔던 호텔 중 가장 기억이 좋았던 더글라스 하우스를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교통이 정말 불편해서 여행온 기분 제대로 낼 수 있는 곳. 북적북적했던 라운지와는 달리 라이브러리는 사람이 없어서 남편 수영 간 사이 한참 시간을 보냈다. 책 큐레이션이 의외로 알찼다. 벚꽃구경을 하게 될 줄이야. 워커힐은 산책로가 참 좋지 다들 룸서비스나 피자힐 많이 먹는 것 같던데 우리는 굳이 셔틀타고 택시타고 근처 아차산 역 가서 식사를 했다. 저 손두부집에서 파는 뽀얀 순두부 정말정말 맛있었다.. 젓갈 올려 먹으면... 으음 체크아웃 하고 우리 동네로 먼 길을 돌아와 남편 데리고 가고 싶었던 고도에 갔다. .. 더보기 추석일기 별 일 없었지만 별 일을 겪은 것처럼 남편과 더 가까워진 연휴였다. 사박 오일동안 우리는 밤낮으로 산책을 하고, 가족들을 만나고, 낮잠을 자고, 맛있는걸 많이 먹고, 살도 쪘다. 연휴 첫 날에는 8시에 눈이 번쩍 떠져서 긴 산책을 하고 느즈막히 브런치를 먹었다. 밤 사이 물기를 뺀 두부는 스프레드로 만들어서 통밀빵에 바르고 달걀이랑 경수채를 얹었다. 명절 시작 전 채소꾸러미를 픽업해 온 덕분에 연휴 내내 샐러드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날 저녁은 남편이 손수 만든 함박스테이크- 정말정말 맛있었다. 양송이랑 양파 듬뿍 넣고 만든 소스까지 완벽했고. 나는 얇게 자른 가지를 구워 집에 있던 크림치즈 체리페퍼를 말았고, 줄기콩을 볶고, 아침에 먹고 남은 삶은 달걀, 그리고 그린 샐러드를 곁들였다. .. 더보기 같이 사는 것 데이트를 하고 함께 돌아갈 집이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함께 편안하다. 나쁜 꿈을 꾸다가 깼을 때 옆자리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로 파고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기 전에 대신 불 꺼주는 사람이 있는 건 더 좋다. 재택근무가 길어진 덕분에 함께 아침을 차리고 남편이 끓여주는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큰 행복이다. 남편의 책과 옷을 슬쩍 내것처럼 빌릴 때도 있다. (남편이 입는 내 옷이 더 많지만....) 이것저것 새로 시도해보는 요리-한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를 맛있게 양껏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 뿌듯하다. 같이 사니 좋은 점이 많다고 적어두고 싶었다.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