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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5

기념일을 기념




작년엔 무척 쌀쌀해서 분명 코트를 입었었는데 올해는 완연한 봄이었다. 4월 5일. 내 눈엔 숫자 마저 예쁜 날


연애시절 갔던 호텔 중 가장 기억이 좋았던 더글라스 하우스를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교통이 정말 불편해서 여행온 기분 제대로 낼 수 있는 곳. 북적북적했던 라운지와는 달리 라이브러리는 사람이 없어서 남편 수영 간 사이 한참 시간을 보냈다. 책 큐레이션이 의외로 알찼다.




벚꽃구경을 하게 될 줄이야. 워커힐은 산책로가 참 좋지


다들 룸서비스나 피자힐 많이 먹는 것 같던데 우리는 굳이 셔틀타고 택시타고 근처 아차산 역 가서 식사를 했다. 저 손두부집에서 파는 뽀얀 순두부 정말정말 맛있었다.. 젓갈 올려 먹으면... 으음




체크아웃 하고 우리 동네로 먼 길을 돌아와 남편 데리고 가고 싶었던 고도에 갔다. 메뉴마다 싱그러운 봄이 가득했다. 남편이 올해 집밖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해줘서 뿌듯했다. 미나리 송송 썰어넣은 지라시스시는 조만간 따라해보고 싶다.




집에 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치과가서 스케일링 받고 동네 카페에 갔다. 사장님이 우리의 의도치 않은 커플룩을 보고 흠칫 놀라셨고... 평범한 주말 루틴인데 날 좋은 월요일 오후 동네를 같이 돌아다니니 부자가 된 것 같았다(?)




홍제천도 느긋하게 걷고 망원시장에서 떡볶이도 먹고.. 걷다가 걷다가 이 날 만오천걸음 기록했다는 엔딩




고도에서 먹은 금귤이 너무 맛있어서 우리도 한 팩 사왔다. 베이킹소다랑 식초에 깨끗하게 씻어두고 잠깐 들른 마르쉐에서 사온 와일드루꼴라도 정리해뒀다. 아침메뉴로 샐러드 따라해보려고 감자도 미리 반쯤 익혀뒀다. 시장에서 사온 스토크 두 단도 예쁘게 꽂아두고. 우리의 첫번째 결혼기념일은 특별한 일탈과 평범한 일상 가운데 어딘가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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