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할 수 있는 게 밥뿐이라 잘 먹고 잘 먹여야했던 어느 여름의 집밥 기록제철의 맛이 응축되는 건 아무래도 1번이 가을 뿌리 채소 그리고 2번이 여름 열매 채소가 아닐까. 그중에서도 토마토-가지-주키니는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여름 채소 삼합이다. 빵에도 발라먹고 피자에도 얹어먹고 파스타도 만들고 요래조래 해먹으려고 푹 익혔다. 소금 간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로자가 알려준 구운가지무침도 자주 해먹었구 구운 여름 채소 + 리코타 치즈 조합 -샌드위치편-구운 여름 채소 + 리코타 치즈 조합 -파스타편- 가지 구워서 토마토+다진양파+간장+참기름+발사믹에 살짝 절여서 차갑게 보관했다가 먹기 풋호박 숭덩숭덩 썰어넣어 칼칼하게 끓인 된장찌개.도토리묵 쑤고 엄마표 김장김치 얹고 마트에서 사온 동치미 육수 부어서 시원한 묵사발을 .. 더보기 습도 50퍼센트의 6월 언젠가 2026년을 떠올리면 6월이 참 좋았다고 기억될 것 같아 더보기 내 친구의 집은 홍콩인가 어쩌면 우리 동네보다도 편했던 4박 5일 더보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존속 살해의 비극을 다룬 소설이라고만 알고 읽기를 미뤄온 지난날을 후회한다. 이것은 대단한 로맨스 소설이자, 도파민과 인생에 대한 통찰과, 밑줄 쳐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픈 아포리즘이 곳곳에 가득한 대단한 집약체였던 것이다… 드라마킹과 드라마퀸(드미트리와 그루셴카), 안정형 남친과 멘헤라 여친(알료샤와 리자), 혐관으로 시작한(이반과 카체리나) 로맨스도 있다. 사랑인지 복수인지 모를 애증으로 서로를 옥죄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도파민과 피로가 동시에 쌓인다. 인간 간의 사랑은 고도로 발달된 이기적인 감정이라고 작가는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지독한 대립 항의 나열인 소설 속 각 인물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발작 버튼이 있다. 방탕할지언정 고결함을 잃고 싶지 않은 드미트리(난 악당이지만 좀도둑은 아니다), 지적 오.. 더보기 연봉과 시급 프리랜서 5년 차인 지금까지도 지인들에게 ‘프리랜서 하면 뭐가 좋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유로움? 글쎄… 이제 눈이 침침해서 집에 있는 4K 듀얼 모니터 없으면 안 된다.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것? 사실 이게 제일 크긴 하지.하지만 단점도 많다. 일단 퇴직금이 없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쌩돈 그대로 낸다. 아플 때 백업해 줄 동료가 없다. 몇 달 뒤 일정을 확신할 수 없다. 일에 필요한 장비는 물론 온갖 소프트웨어 구독료도 전부 내 통장에서 나간다.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일하기가 의외로 힘들다. 그리고 가끔 좀 외롭다. 등등.이런 장단점이 ‘일하는 환경’에 대한 것이라면 사실 내가 프리랜서로서 제일 만족하는 부분은 돈을 버는 구조다. 즉 ‘일하는 만큼 번.. 더보기 3월의 귀여움 번아웃이라기엔 쑥스럽고 무기력보다는 다층적이었던, 속내를 알 수 없는 고양이 표정 같은 몇 주를 보내고 있다.그리고 그 중심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만 하겠지. 일 외의 것들은 뒷전에 두던 패턴에 고새 익숙해져서 다시 원래의 리듬-집밥, 친구와의 대화, 산책 등-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속에서 발견한 열일곱 장의 장면. 더보기 양배추와 레몬의 1월 어쩌면 작년 1월과 같은 모습. 더보기 뺨에 닿은 박하 잎 지난주 어느 날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나도 모르게 ‘지루하다’는 감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일도 적당하고, 저녁밥도 맛있게 해 먹었고, 사랑하는 남편과 건강을 위해 함께 운동도 다녀오는 이 평온한 나날에 어떤 균열이 있었으면 하는.. 이상한 바람이 생겨버린 것이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 인생의 모토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지금의 나에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얘기.그렇다고 지금 필요한 것이 새로운 도전, 대단한 일탈, 여행, 변화 따위가 아닌 것은 잘 알고 있다.이런 나에게 남편은 권태기를 어떻게 극복할 거냐고 물었고 나는… 뭣 하러 극복하냐고 답했다. 왜냐하면 이 상태는 어찌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 .. 더보기 2025 best 올해의 변화 - 직업이 바뀐 것대단한 전환은 아니지만 일할 때 고민의 포인트가 달라진 건 매우 큰 변화고, 대체로 만족한다.올해의 소설 - 섬에 있는 서점남편은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 혼자 소파방에서 이 책을 읽던 어느 여름밤, 남편이 집에 올 때 쯤의 나는 눈물콧물을 쏟고 있었다. 작정하고 울라고 쓴 소설은 분명 아닌 것 같은데 내 마음을 울리는 지점이 있었다. 영미권 픽션 작가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다정한 츤데레 같은 시선으로 등장인물에 몰입하게 만드는 글솜씨가 탁월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주로 엉엉 울면서 읽은 소설이 그해의 소설로 꼽히는 것 같네.올해의 데이트 - 11월의 어느 평일 과천현대미술관 데이트왜 11월 셋째 주 수요일이었고 왜 하.. 더보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롱아일랜드 동쪽 끝 Greenport라는 작은 바닷마을에 다녀왔다. 더보기 11월의 데이트 괜히 콧바람 쐬고 싶었던 집순집돌이의 외출. 더보기 나에게만 밑줄 주말 아침 먼저 눈을 뜨는 나는 곤히 자는 남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는 습관이 있다(쓰고 나니 조금 섬뜩하네). 그리고 이 순간 나는 결혼했다는 사실을 가장 실감한다. 만으로 다섯 해하고도 반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신기한 잠든 남편 얼굴 그리고 결혼이라는 생활. 나는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싶은데 남편은 눈을 뜨면 무조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그러고는 나에게 하는 말. 일어나. 기상이 아니고 기립해야 진짜 일어난거야.저번 일요일엔 남편이 기립할 기미가 안 보여서 혼자 거실로 나왔다. 전날 밤 다 읽은 소설책의 여운을 즐기고 싶기도 했고.샐리 루니의 소설 중 노멀 피플은 읽다가 말았고, 친구들과의 대화는 적당히 재밌게 읽었고, 이 세 번째 소설은 꽤나 몰입하며 읽었다. 특히 앨.. 더보기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