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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회색 회색 배경에 달걀후라이 네 알. 이 그림이 유달리 귀여워 보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다가 회색 반팔티를 입고 구운 달걀을 먹고 있는 남편의 뒷모습이 떠올랐다(내가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발견하는 부엌 풍경이기도 하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둘째치고 나는 이 그림에서도 귀여움을 발견하는 능력을 지녔지. 관객 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전선이나 껍질을 깨다가 살짝 건드린 듯 흐트러진 4사분면의 달걀노른자 같은. 호기심이 생겨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본 뒤에야 그녀의 스타일이 ‘귀여움’과는 거리가 굉장히 멀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그녀가 즐겨 쓰는 회색이 좋았다. 그녀가 주로 다룬 소재인 자연 -예를 들면 윤슬, 밤하늘, 거미줄 등-에 쓰인 회색은 음울하다기보단 차분하다. 아니 ‘원래부터 회색이었다’라는 .. 더보기
미국 여행 몇 가지 장면. 샌디에고, 휴스턴, 뉴저지, 그리고 뉴욕에서 보낸 25박 26일. 더보기
완벽한 주말의 모양 테이블에서, 소파에서, 침대에서. 더보기
출퇴근하는 2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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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이 양배추 먹기 자글자글 주름이 사랑스러워 더보기
우리의 세번째 집 이것은 집밖으로 좀처럼 나가지 않았던 열흘간의 기록이다. 더보기
C'mon C'mon What are we doing to mothers when we expect them to carry the burden of everything that is hardest to contemplate about our society and ourselves? Mothers cannot help but be in touch with the most difficult aspects of any fully lived life. Why on Earth should it fall to them to paint things bright and innocent and safe?-Jacqueline Rose, Mothers: An Essay on Love and Cruelty 더보기
2024 best 올해의 소설니콜 크라우스 이 소설을 읽은 건 한창 더웠던 8월 어느 날이었다. 에어컨 없는 우리 집에서 가장 시원한 공간인 차가운 거실 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결말까지 아껴가며 읽던 내 모습이 액자처럼 남아있다. 두 뺨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스스로가 주책이라고 생각하면서. 슬픔보다는 벅차올랐다는 감상이 맞겠다. 올해의 드라마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미장센을 곱씹어보기에 바빴던 독특한 드라마. 작은 아이패드로 보던 우리는 모든 장면이 너무너무 어두워서 보는 데 애를 먹었음에도 마지막회까지 정주행했다. 인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 장면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카메라 구도 덕분. 사진 같은 드라마라고 해야하나. 호평을 받았으나 흥행하지 않는 걸 보면 각 매체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다 다르나 싶다.올해의 캐릭.. 더보기
크리스마스 in 광화문 시한부 홈리스가 된 우리의 크리스마스 데이트. 더보기
12월 3/4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더보기
어떤 토요일 고단한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바디 크림을 듬뿍 바르고, 찬 바람에 성이 난 두 뺨 위에 팩을 붙이고, 땡땡해진 종아리에 휴족시간을 붙이고, 뜨거운 물 담은 주머니를 끌어안고 이불 속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도 어째 불편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내 상식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 공포와 무기력이 고개를 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