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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하는 2월

 

아침 7시 좀 넘은 시간. 우주의 기운을 모아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고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한다. 칼로리바란스가 시선강탈하는 인마이백
며칠간 도시락 싸갖고 다니다가 이정도 먹어선 택도 없다는 걸 깨닫고 그만두었다고 한다
유독 귀에 잘 안꽂히는 발음이 있다. 내 이름이 그렇다. 스벅 닉네임으로 남편 이름을 빌린 이유
1/2 디카페인 오트밀크 라떼마시는 지민씨(대역)
한달 동안 거의 분신처럼 붙어다닌 텀블러
옆자리 짝궁이자 나의 매니저이기도 차장님과 점심 메뉴 고민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과였다. 거의 매번 국물 요리를 찾아 헤맸던 우리의 K-직장인스러운 점심 시간.




주말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닷새의 평일을 차곡차곡 보낸다. 토요일 아침엔 느즈막히 일어나 과일을 한톨씩 썰어 올린 요거트로 여유를 만끽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프토도 종종 만들어먹었다.
말라가는 구황작물들 깨끗이 씻어서..
이것저것 넣고 샐러드 한 접시.




2월의 행복 중 하나는 공씨아저씨네 대저토마토 한 박스를 먹는 일이었다.
두 가지 파스타를 위한 두 바트의 프렙
대저토마토와 잔멸치, 피쉬소스로 간을 한 스파게티
오픈 샌드위치처럼도 해먹구




2월의 사건. 다롱이가 큰 수술을 했다. 세기의 라이벌 석구와 아주 제대로 싸운 모양이다. 반장님 연락받은 날 퇴근하자마자 남편이랑 병원으로 달려갔다. 여차하면 괴사할 수도 있었다고.
그래도 2주동안 반장님들의 지극정성 간호를 받으며 회복하더니
또한번 병문안 갔을 땐 그래도 표정이 한결 편해보였다. 으이그
오랜만에 만난 아롱이는 더 쫄보가 되어있었고.




금요일 저녁. 천근만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비랜드에서 영화 데이트. 예전엔 브래드피트만 보였다면 서른 중반에 다시보니 에드워드 노튼 직장 상사에게 크게 감정이입 되더라
오랜만에 수퍼 아이들 만나러 망원동 나들이
요즘 젊은이들은 저 샷을 한번에 다 마시고 레몬을 씹어먹는다고 한다.. 얘기만 들어도 위장이 쓰린 아줌마
윤서님이 선물해준 메론빵 스프레드🤍 싹싹 긁어 야무지게 다 먹었다.




어떤 날의 외식.
하나같이 맛있었던 타코와
저 검은콩으로 만든 퓨레가 입에 쫙쫙 붙었다.. 또 먹고싶네.
츄러스까지 완벽했습니다.
수학의 정석을 풀겠다고 중고서점에 다니시는 모습이다.








주말엔 온 힘을 다해 집에만 있기.
녹진~하게 끓인 된장찌개면 다른 반찬 필요없지




1등으로 출근하구
꼴등으루 퇴근한 나날들.

 

봄이 조금씩 가까워지며 아침 공기가 달라지는걸 몸소 느꼈다. 출퇴근 안했으면 이렇게까지 느끼지 못했을거야. 2월의 나야 정말 수고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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