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만큼 닮은 부분도 참 많은 우리 두 사람의 대화 주파수가 유독 잘 맞는 공간은 다름 아닌 미술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기획전시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그런 우리에게 미술 전시를 보는 새로운 시각과 많은 얘깃거리를 선사한, 남편의 평가에 따르면 "너랑 같이 다닌 전시 중에 제일 재밌었던" 전시였다.
이제껏 전시장에 드나들면서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작품이 전시장에 걸리기까지의 과정과 그에 얽힌 역학 관계. 수반되는 페이퍼 워크 따위-을 떠올렸다. 물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하나의 작품이 작가의 손 끝을 떠난 순간과 관람자의 눈 앞에 놓인 순간, 벤야민이 말한 같은 '아우라'를 지녔다고 볼 수 있을까. 이토록 섬세하고 복잡한 보존과학의 영역이라면 누구의 의사결정에 의해 어떤 작품은 보존되고 어떤 작품은 그렇지 못하는 걸까.
남편과의 미술관 토크는 사변적이고 신변잡기적이어서 더 즐겁다.




+그 밖의 청주의 귀여운 이모저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