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반쯤 호텔을 나서 오피스로 향하는데 십년전 교환학생 시절 등교길이 생각났다. 낯선 도시에서 약속된 시간에 정해진 곳으로 가서 해야할 일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감정(귀찮음과 긴장 같은 것)을 느꼈다. 그로부터 7시간인가 회의실에 갇혀 있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갈땐 퇴근길의 해방감마저 있었고.. 비록 회사에서 마련한 해피아워에 참석해야했지만 회식을 좋아하는 나라는 인간은 결국엔 그 시간도 재밌었다. 다른 나라에서 나와 같은 직무를 하는 분들과 나눈 대화가 내게 남긴 것 : 1. 사람 사는거 다 똑같고 2. 회사는 어딜가나 마찬가지며 3. 사람 친해지는데는 뒷담화만한게 없다






일정을 쪼개고 쪼개서 미술관과 음악회엘 다녀왔다. 내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안드라스 쉬프도 계약에 의해 베를린으로 출장온 것처럼 보였다. 피아노 바로 뒤에 앉았던 덕분에 연주를 마치고 한숨을 고르며 총총걸음으로 퇴장하시는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봤다. 머리속으로 퇴근길에 뭘 할지 생각하고 계셨으려나.. 귀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