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은 일보다는 눈 앞의 현재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으니 모든 고민이 흐릿해진다. 7월 한 달은 건강하게 보냈다.

7/1
냉장고에 채소가 넘치고 있길래 리스트를 만들어 끼니마다 채소를 꺼내 먹고 있다. 알록달록한 계절의 밥상.

7/2
냉장고 채소파먹기를 위한 또다른 저녁 메뉴는 멕시칸쌈! 양송이 양파 감자 토마토 고수 양상추 옥수수 복숭아 자두를 먹기 위해 나초칩과 또띠아를 샀지

7/3
입에서 사르르 녹는 소고기 요리를 먹으면서 마지막으로 충격적인 미각을 경험해본 것이 언제인지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니가 어제 만들어준 멕시칸 요리라고 답했지. 이런 모법 답안 기계같으니

7/4
요가 수업 쉬는 일요일. 남편이랑 교보도 가고 알맹상점도 들르고 조이떡볶이도 먹고 스콘도 구워먹고 아라언니 만나 파이도 선물 받았지. 좋은 주말이었다

7/5
그리고는 일요일에 저녁 여섯시에 잠들었다.. 그러니까 16시간을 자느라 눈 뜨고 있던 시간은 고작 8시간인 셈. 열 몇 시간을 내리잤더니 월요일인데도 하루종일 잠이 안깨서 아주 혼났다.

7/6
열매채소를 먹는 7월 첫번째 마크로비오틱 수업. 계절마다 몸이 필요로하는 채소의 에너지가 다르다는건 당연한 일인데 새삼스레 배운다.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 수업은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빨리 내일이 와서 복습하고 싶은 마음뿐

7/7
열쩡의 복습시간. 채수도 끓이고 만능허브도 쟁여두고 고추기름도 곱게 내두었다.


7/8
아롱다롱도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치나보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건 깨끗한 물과 다롱의 최애 로얄캐닌 습식 파우치를 챙겨주고 아롱이가 좋아하는 빗질 자주 해주기.

7/9
결혼하고 거의 처음으로 남편의 인터넷 쇼핑 택배가 도착했다. 본인만의 “양서” 리스트를 만드는게 인생의 행복이라는 남편의 책꽂이가 조금씩 채워지고 있는게 나의 행복이야

7/10
내가 귀여워하는 얼굴들을 그려봤다

7/11
마룻바닥에 눕는걸 좋아하는 남편의 주말

7/12
숨을 들이마시면 더운 공기가 훅 하고 채워지는 여름날인데 어찌하여 식욕은 폭발하는 것인가.. 연차 낸 남편이랑 점심엔 들기름막국수를 저녁엔 두부전골을 맛있게도 먹었지.

7/13
벌써 절반이 지났다니-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나와 내 몸과 채소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7/14
애정하는 운카페의 히든메뉴 맛있게 먹는 방법. 사장님은 혜성특급이라 이름붙이셨다 (내 또래가 확실하다).
1. 편의점에서 페레로로쉐를 사간다
2. 리스트레토를 주문하면서 한 알을 수줍게 내민다
3. 초콜릿이 샷을 머금으면 먼저 건져먹는다
4. 남은 샷을 마신다
5. 원기충전하여 일터로 돌아간다..

7/15
궁금해서 주문해본 에어룸 토마토의 시각적 즐거움

7/16
그리고 토마토 퀴노아 샐러드 복습~ 에어룸토마토로 만들었더니 아주아주 쥬시하고 풋풋한 맛으로 완성됐다. 좋아하는 그릇에 담아 시원한 서재방에 앉아서 환승연애 4화 보기. 프로그램 컨셉만 듣고는 욕했는데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연애에 대한 인사이트와 마음이 먹먹해지는 여운이 가득하다.

7/17
아침 8시 상영관엔 아무도 없었고 덕분에 우리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마음껏 깔깔거리며 재밌게 봤다. 사진은 내 웃음지뢰 데임타임.. 영화 보고 바로 옆 맥도날드 들러 해피밀도 살뜰히 챙겼다. nba팬으로서 짜릿한 토요일 아침 일정이었다. 스페이스잼에게 올해의 영화상 드립니다.

7/18
일요일 아침엔 남편과 요가를! 집에 돌아오는 길에 빼꼼 고개를 내민 구름이 귀여웠다.

7/19
저녁으로 먹을 여름채소 커리랑 감자 샐러드 일찌감치 만들어두고 거실에 앉아 남편 기다리면서 탄산수 한 잔 하고 있는데 무지개가 뾰로롱 떴네. 저녁 7시 34분 무렵.

7/20
엘베 앞까지 뚱땅뚱땅 쫓아와서 이렇게 귀엽게 벌러덩 누워서 애교부리면 곤란해 (다른 이웃분 오자 도망가버린 쫄보)

7/21
일하는 공간을 거실에서 서재방으로 옮겼다. 너무 더워서 에어콘 빵빵한 사무실 출근을 해볼까도 잠시 생각했지만 아침에 메일들 확인하고 그 마음이 파사삭 식어버렸네.

7/22-24
이렇게 아름다웠던 울릉도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7/25
오랜만에 엄마밥 먹고 오이지랑 매실청도 얻어왔다.

7/26
더워도 지치지 말고 밥 잘해먹기! 노각을 사다가 냉국도 만들고 무침도 만들고 오랜만에 마파두부도 만들어서 쓱쓱 비벼먹었다.

7/27
아침 잘 챙겨묵고 오늘 하루도 더위에 지치지 말자며

7/28
오랜만에 아라언니와 채소교환~ 나는 알록달록 파프리카를, 언니는 어머니가 수확하셨다는 옥수수와 풋콩을 나눠줬다. 찰옥수수는 다섯개는 잘 씻고 적당히 뿐질러서 밥솥에 넣고 물 두컵쯤, 소금 1작은술 설탕 2작은술 휘휘 돌리고 쿠쿠 고압찜 모드로 60분. 진작 이렇게 해먹을걸. 여태껏 집에서 익혀먹은 옥수수 중에 제일 맛있다. 쫜득쫜득 톡톡톡,,

7/29
망원2동 주민에게 망원1동은 이역만리와도 같아서 자주 가지 못하는 604에 오랜만에 들렀다. 피넛쿠키 사러 갔다가 처음으로 쉬림프번 시켜봤는데 이 집 잘허네. 커피랑 쿠키도 당연히 맛있고!

7/30
수업에서 배운 감자샐러드는 다음날 먹어도 질척거리지 않고 보송보송하고 고소하다.

7/31
7월의 마지막날, 아롱다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 how can i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