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좋아하는 남편과 도시가 편한 나. 새로움을 좇는 남편의 여행과 익숙함을 찾는 나의 여행. 그 교집합을 찾다보니.. 숙소를 매일 옮기게 되었다.(?) 덕분에 다양한 에어비앤비와 동네에 머물게 된 건 좋았지만 그래도 짐을 싸고 푸는 고단함은 어쩔 수가 없어서 마지막 숙소는 편한 호텔을 예약했다. 여행 막바지엔 내 생일이기도 해서 야무지게 데이트 코스를 준비했다. 생일이니까 내 맘대로!

에어비앤비가 호스트 할머니의 귀여운 댕댕이 Sol. 저렇게 애잔하게 쳐다보다가 공을 물고 와서는 같이 놀아달라고 조르면 내 마음이 녹았고..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건 할머니가 키우시는 고양이. (할머니: she is the worst cat I've ever met) 처음 만났을 땐 우리한테 눈길도 안주더니 아침에 짐싸고 있는데 문 밖에서 저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설레는 마음으로 Yellow 가는 길 💛 식당이 위치한 Potts point에는 귀여운 가게가 많았는데 저녁 시간이라 거의 다 문을 닫아 아쉬웠다. 어느 치즈 가게의 영업일 안내 표지판

장보러 간 주인을 기다리는 늠름한 댕댕이도 만나고

멜버른에서 시드니 도착하자마자 달려온 우리의 목적지. 채소로 만든 근사한 다이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생일날 가고 싶었는데 월, 화 휴무라 일요일에 이른 생일 기념 저녁을 먹고 왔다.

요렇게 오늘 맛보게된 메뉴 소개가 놓여져 있었고..💛

Polenta + Parsley + Pumpkin
폴렌타로 만든 큐브모양의 빵(?)에 호박과 파슬리로 만든 무스가 쫑쫑 놓여있는 한입 크기의 애피타이저. 얼린 두부 같은 식감이려나 했는데 훨씬 부드러운 질감이었다.

Buckwheat Pancake + Brussel Sprout
바삭하지 않고 부드러운... 한 입 크기의 또다른 애피타이저. 우아하고 크리미한 맛.

Oyster Mushroom + Cannellini + Chilli Crunch
기본 코스에 추가할 수 있는 메뉴라 남편이랑 하나씩 먹었다. 멜버른의 Farmer's daughter에서 배운 것 = Oyster Mushroom은 무조건 맛있다.. 는 진리. 위에 뿌려진 크리스피한 토핑과 고추기름(?)까지 완벽한 애피타이저였다.

"Beetstrami" + Red Cos + Hemp Ricotta
호주에서 눈을 뜨게 된 맛은 바로 비트..! 구운 비트의 매력에 남편도 나도 푹 빠졌다. 저 레드캐비지를 슥 들추면 헴프시드로 만든 치즈 질감의 스프레드가 나오는데 고소하고 무척 맛있었다. 리코타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었음.

Jerusalem Artichoke Custard + Crisp
아티초크의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커스터드였다. 곁들여나오는 빵도 비건이었는데 풍미가 독특해서 물어보니 카카오버터로 만든다고.

Potato Noodles + Bay Leaf + Pepita Seeds
생감자를 면처럼 길게 썰고, 안에는 파슬리..인지 허브로 만든 페스토가 있어 버무려 먹는 요리였다. 상큼하고 독특한 풍미의 요리.

Smoked Carrot + Black Barley + Hazelnut
이날 우리의 페이보릿 디쉬.. 구운 당근과 헤이즐넛의 조화는 사랑.. 가게에서 직접 누룩을 키워 발효도 한다는데, 그걸로 만든 미소 소스로 버무린 검은보리도 무척 맛있었다. 다 먹어가는 접시가 아쉬웠을 정도.

Cultured Cashew + Lavash + Quince
이것 역시 기본 코스에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캐슈로 만든 크림과 Quince라는 과일로 만든 양갱 같은 디저트. 바삭한 크리스피브레드에 곁들여 먹으면..!

Tangelo + Bergamot + Yuzu
소르베 + 크림에 상큼한 시트러스가 팡팡 터졌던 첫번째 디저트.

Chestnut + Wattleseed + Pear
후아.. 저 위의 와플 뚜껑같은 과자는 바삭하고 달콤했고, 아래는 배와 크림, 위에는 젤라또처럼 차갑고 고소한 크림이 올려져있었다. 각기 다른 온도와 식감을 한 입 푹 떠서 먹으면....

무슨 스페셜 오케이션이냐고 물어보셔서 생일이라고 대답했더니, 마지막에 이렇게 깜짝 케이크 조각을 가져다주셨다 🥹 예쁘고 다정했던 서버 분의 이름도 기억해두기로 했다. 데이지 언니(?) 고맙습니다..

집에 와서 요거트와 베리로 하루 마무리

그리고 내 생일날 아침 💛 에이스호텔에 짐 맡겨두고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PCP에 갔다. 높은 층고, 커다란 화병, 맛있는 커피와 브런치, 유쾌한 직원들.

@ Bondi Beach
버스를 타고 간 곳은 본다이 비치. 날이 흐렸음에도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오프리드로 댕댕이 산책 시키는 사람도 많았다.

아이스버그스 스위밍 클럽에서 수영하는 지민 구경하기... 2층인가에 있던 카페의 커피맛이 의외로 좋았다

@ Blackwood Bondi
그리고 점심으로 찾아간 식당. 저 리코타팬케이크.. 개인적으로는 빌즈의 그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남편은 완두콩 후무스와 스크램블 에그가 올라간 토스트를 먹었는데 그것도 무척 맛있었다.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맛

올때 갈때 만났는데 망부석처럼 앉아있던 아이

그래도 생일이니까 🎂 숙소 근처에서 조각케이크 하나 사서 체크인

한시간 정도 쉬다가 슬슬 저녁 데이트하러 나왔다. 이 골목 어딘가에 있는 에이스호텔은 큰 간판도 없어서 슥 지나치면 모를 정도

@ Golden Age Cinema and Bar
PCP와 같은 빌딩 (아마도 이름이 파라마운트 하우스 인 듯한) 의 지하에 위치한 작은 극장.

상영관 바로 앞에 근사한 바가 있어서 이렇게 주문한 음료를 가지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날 우리의 픽은... 바비💗 몇 개의 상영작 중에 시간이 맞기도 했고, 보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막없이 알아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화였기 때문 (..)
라이언고슬링 당신은 연기 천재입니다

@Ace hotel Sydney
미니바테이블 위에는 Rega 턴테이블과 LP들이 준비되어있었고

창을 따라 기다란 소파가 있어서 우린 마치 집처럼 누워있었지

영화보고 났더니 늦은 시간이라 저녁은 호텔 근처의 베트남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 해다 먹었다.

리치 알맹이와 무스, 라즈베리의 조화가 무척 좋았던 나름 생일 케이크

남편이 써준 카드

호주 지방방송 느낌의 요리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최요비..느낌. 젊은 남자 셰프와 할머니 두 분이 경쟁하듯 요리하는게 유쾌했다 ㅋㅋㅋ

곳곳의 위트가 웃음짓게 만들던 에이스 시드니. 여행 마지막 푹 쉬고 왔던 일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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