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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out

제천




기분전환의 목적으로 찾은 제천에서도 기분을 전환하진 못했지만 싱그러운 초록과 귀여운 동물들을 마음껏 만나고 온 걸로 위안을 삼는다. 여행에서 어떤 목표를 세우면 거기에 매몰된 나머지 그것을 달성하는데 실패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래도 여행은 여행이어서, 새로운 상황과 장면들을 자주 마주했고 그중에서도 이곳에 터를 잡은 재야의 부자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구경하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눈게 좀 재밌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시간은 아무래도 남편이랑 숙소 마당에 누워있던 볕 좋았던 둘째날 오후. 결과도 이미 알고 있던 골스와 멤피스의 경기를 한참 보다가 배를 벅벅 긁으며 일어나 떡볶이를 끓여서 주인 아주머니가 주신 텃밭 채소를 듬뿍 넣어 저녁을 해결했다. 외부의 자극 없이 오롯이 우리 둘만 있었던 순간. 그건 우리 집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긴 하지.. 그래서 기분을 전환할 수 없었나!



이번 여행을 아주 잘 요약하는 사진 한 장 - 신록에 둘러싸인 이곳에서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쪼그려앉아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의림지에는 유독 수면을 향해 기역자로 구부러진 소나무가 많았다. 나무들이 물이 땡겼나..
한 바퀴 크게 산책도 하고
우리도 곧 중년이니 케이블카도 타줬다
곳곳이 초록이었다.
그리고 그 초록을 지배하는 자..



마침 오일장이 열려서 실컷 구경하고
궁금해서 기웃거리니 장아찌로 만든걸 먹어보라며 주셨는데 오독오독 신기한 식감..! 장아찌 만드는 꿀팁과 함께 한다발 사왔다.
이래서 줄서서 먹는구나 싶었던 덩실분식. 가게에서 기름 쩐내가 조금도 나지 않았다. 찹쌀떡도 정말정말 맛있었다.




플레이오프 모든 경기 빼놓지 않고 챙겨봤지
처음 보는 새들이 많았던 숙소 동네
우리집처럼 푹 쉬었던 에어비앤비. 호스트 분께서 텃밭 채소도 나눠주셔서
떡볶이에 듬뿍 넣어먹었지



재밌는 서점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고
낄낄거리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우리집 아저씨



제천시 유튜브에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두 분이 맛집 월드컵 하는 영상이 있는데 맛집 설명을 너무너무 맛깔나게 하셔서 별표해둔 다른 식당 제쳐두고 거기서 우승한 곳엘 다녀왔다. 맛은 말해뭐해
다른 끼니엔 이런 한상차림도 먹었지만


이 두부와 전이 제일 기억에 남는걸..
초록멍 때리며 마시는 동동주
네비도 따라가길 포기한 깊숙한 산길에 있는 주막에서 신기한 시간을 보냈다. 사장님 부부의 일과가 몹시 궁금했다.



맛있어서 두 번이나 다녀온 찻집
말차빙수도 정말 맛있었네



지천에 먹을게 깔린 리조트 잔디밭 토끼의 삶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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