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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chen

스콘 굽기





매일매일 스콘을 굽던 때가 있었다. 오픈 청소하고 오븐 예열하는 동안 반죽해서 아침마다 스콘 냄새 맡던 나날들. 밀가루, 버터, 베이킹파우더, 소금, 설탕, 생크림, 우유 - 단순한 재료지만 버터 브랜드를 바꾸거나 비율을 요리조리 달리하면 식감이나 풍미가 무궁무진하게 달라지는 마법. 변덕 심한 내 입맛 역시 그날그날 달라서 어느 날은 버터리한게 좋았다가도 어떤 날은 담백한게 좋다. 오늘 아침에는 이십분 일찍 일어나서 스콘을 만들어 구웠다. 냉장 휴지를 많이 못 시켜서 아쉬웠지만, 오븐이 아니라 토스터기에 구워야 해서 아쉬웠지만, 갓 구워져나온 따끈한 스콘에 언젠가 만들어두었던 귤잼을 발라 나는 커피랑 남편은 우유랑 같이 맛있게 먹었다.


나라는 사람은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회사원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스콘 레시피를 만들어낼 줄 알고 스스로 구워서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 확인하고 싶었다. 스콘이 먹고 싶었다기보다는 만들고 싶었던 어느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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