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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일기



손꼽아 기다리던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두고 감기몸살에 걸렸을 땐 매일 아침 확인하던 그 비현실의 숫자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오만떼만 생각을 다 하다가 결국 크리스마스 이브엔 남편과 함께 집앞의 임시검사소를 찾았고, 남은 연휴 동안 푸짐한 홈파티 대신 단출하게 명란솥밥을 짓고 쌀국수를 끓여먹었나.. 뭐 그랬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여전히 이 땅굴 안에서 삼시세끼 챙겨먹고 커피 마시고 영화 보고 책을 읽고... 매일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낸다. 아무 일도 없이 그저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남편과 잠들기 전 만약 우리가 지금 결혼하지 않고 연애 중이었다면 어땠을까 종종 이야기하는데, 서대문과 분당을 오가는 빨간 버스를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타야한다고 생각하면.. 으 머리가 띵하다. 코로나 시대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다. 이 시대의 사랑꾼들 모두 화이팅. (?)







이번 달에도 틈틈이 위빙을 했다. 실을 더 사고 싶고 새로운 위빙틀도 사고 싶은데.. 위빙도구 보관할 캐비넷도 사고싶구..



밀라노에서 온 소포를 받은 날은 하루종일 행복했다. 지윤이의 귀여운 글씨가 빼곡한 카드를 보니 우리가 그 도시에서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마음이 몽글몽글 했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해피 포테이토 에코백 선물은 냉장고 옆에 걸어뒀다.



앵이가 보내준 레몬 캘린더와 카드도 너무 고마웠구


같이 보내준 요 귀여운 오너먼트 선물은 바로 트리에 걸어뒀다.


조카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회용 필름카메라를 준비했다. 신나서 냅다 찍던데 몇 장이나 건질 수 있을런지



같이 마트가는 길



본인이 만든 2021년 달력이란다



이모랑 같이 그림 그리는 시간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을 재구성한 이모의 일기



채소 꾸러미에 들어있던 이탈리안 파슬리가 엄청났다. 몇주째 두고두고 먹는 중.


양식 너낌 나는 메뉴를 자주 해먹었네~



양파랑 대파 듬뿍 넣고 익혀먹는 마카롱 여사님의 무수분 수육도 두어번 해먹었지


동해기정떡을 주문해다가 냉동실에 소분해놓고 아침에 살짝 해동해서 버터에 구워먹으면 그야말로 꿀맛... 커피랑도 어울린다.



궁금했던 그러팡야의 슈톨렌 파운드를 먹으면서 (맛있었다!) 사다리타기를 했다. 주제는 크리스마스 연휴의 식사메뉴. 나흘동안 충실히 이 식단표를 따랐다. 마지막 날 토마토리조또 대신 된장국에 두부 구워먹었던 것 빼고.



식단표를 따라 부지런히 해 먹은 기록은 영상으로 편집 해두고


동지에는 팥죽을 끓였다. 쌀알이 씹히는게 싫어서 불린 쌀을 갈아서 쑤는 방법을 택했다. 남편 취향대로 달달하게 간을 하고 찐밤이랑 호두랑 새알 듬뿍 넣어서 먹었지



날이 추워지니 주차장 고양이들의 눈빛이 거칠어졌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 요즘은 외출할 때 꼭 간식을 챙겨나간다



드디어 NBA 개막! 고민하다가 리그패스 결제해서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데존주와 코빙턴이 합류한 포틀랜드와 고베어의 재계약규모를 보고 살짝 마음 상한 듯한 미첼의 유타재즈, 결혼하고 어딘가 넋이 나간 듯한 요키치와 덴버..를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 폴의 피닉스도 재밌고 아는 얼굴이 더 많아진 필라델피아 경기도 재밌네. 다 챙겨보느라 바쁘다 증말



다섯시에 창밖을 보면 요렇게 예쁜 하늘이 있다. 다음 달엔 추워도 산책을 좀더 자주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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