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쇼핑이 실제 결제까지 이어지는건, 나의(우리의) 경우에는 이랬다.
1. 가구에 공간이 맞춰지는 경우 : 거실 원형테이블과 그릇장
1-1) 가구에 가구가 맞춰지는 경우 : 테이블 의자들
2. 공간에 가구가 맞춰지는 경우 : 침대. 킹 사이즈 매트리스를 두면서도 안방이 넓어보였으면 해서 저상 파운데이션을 구매했다. 아주아주 만족 중
3. 공간에 가구가 맞춰지지만, 구매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 : 로비체어 (1년을 고민했다...!)
4. 무턱대고 샀는데 공간에 어울리는 경우 : 회색체크의 라운지체어. 거실에 두다가 안방으로 옮겼는데 거기서도 잘 쓰이고 있다
5. 좀처럼 꼭 맞는걸 찾을 수가 없는 경우 : 주문제작!
그리하여 나는 이 집에서 총 네 가지의 큼지막한 가구를 주문제작했다.
1) 주방 싱크대 높이에 꼭 맞춘 칸막이장 - 나중에 싱크대 옆이 아니어도 어디에나 둘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이다. 나는 요리책을 꼭 요리하는 공간 가까이 두고 싶어서, 이 장의 1/3는 요리책으로 채웠다
2) 서재의 책꽂이 - 마키시나미의 책장이 예쁘지만 그건 책보다는 가구가 돋보이는 오브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디자인을 닮았지만 수납력을 갖춘 책장을 주문제작했다. 엘레나 페란테의 4부작이 나란히 한 칸에 꼭 맞게 들어가는 책장.
3) 안방의 낮은 이불장 - 이불장이 천장까지 닿을 필요는 전혀 없는데 왜 시판 이불장들은 그리도 드높은지.. 그래서 가슴정도 높이의 이불장을 주문제작했다. 위에 턴테이블도 올리고, 씨디도 놓고, 가끔 읽다 만 책도 놓고 잘 쓰는 중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재의 수납장
집에 수납공간이 적어서, 드레스룸 행거 한 켠에 둘 수 밖에 없었던 잡동사니를 쏙 숨길 수 있는 사이즈로 주문했다. 특히 캐리어가 눈에 안 보이니 속이 다 시원함. 상판을 앞으로 꺼낼 수 있어 책상처럼도 쓸 수 있고.



가구들이 어째 서로 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