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중독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뽐내며 나를 알아가는 한 해였다. 회사와 직무를 고르고 나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거절하고 거절 당하고, 마음이 맞아 시작했다가 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왜 나는 직‘업’이 아닌 직‘장’만을 찾고 있었나 후회가 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내가 하는 ‘업’에 초점을 맞추고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지 실험을 하는 중이다. 감사하게도 몇 가지 기회들이 생겼고 여러 갈래의 일하는 자아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그 간극을 메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만만치 않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다. 적어도 9-2-6호선 타고 출퇴근하던 때보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