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째 조카와 언니 뒷바라지에 여념없는 엄마를 둔 둘째 딸인 나는 영화 미나리를 보고
언성을 높이며 싸우다가 방에 들어간 제이콥과 모니카가 어떤 대화를 통해 친정엄마를 오라고 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니카는 그 부탁을 어떻게 전했는지, 그것은 부탁이었는지 통보였는지, 그 말을 들은 순자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수십년의 한국살이를 정리하는 일은 고단하지 않았는지, 순자의 한국에서의 삶은 어땠는지, 두고 갈 생각에 눈에 밟힐 친구나 애인은 없었는지, 비행기는 이코노미를 탔는지, 기내식은 어땠는지, 환승할 때 공항에서 고춧가루나 멸치따위가 든 무거운 짐들을 손수 끌고 다녔는지,
따위를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장면이 없다니 감독이 너무 무심하다고 생각했다.